(내외 단상) 험한 세상살이 2030 청년층을 위해
(내외 단상) 험한 세상살이 2030 청년층을 위해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3.03.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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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사진=내외방송)
정지원 기자(사진=내외방송)

(서울=내외방송) 청년층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꿈을 품고 한창일 나이에 풀 죽어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들에게 기성세대는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힘내라고 격려하면 이 말이 통할까요? 속된 말로 씨알도 안 먹힐 겁니다. “아무리 힘내도 안되는데 도대체 더 이상 어떻게 힘내라는 거냐”며, 꼰대같은 소리 그만하라고 항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50대 이상 세대는 청년시절에 그래도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은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2030 청년세대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떠한 미사여구를 동원하더라도 이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격려해주는데 한계가 있을 겁니다. 20대 후반인 필자도 어르신들의 격려성 멘트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반복되면 답답해지고 짜증이 납니다. 

금, 은, 동수저가 아닌 흙수저, 즉, 보통 청년들의 세상살이를 보겠습니다. 신자유주의체제라는 태풍에 이어 코로나19라는 폭탄을 만나 삶이 더 힘들어졌습니다. 대학에 입학은 했으나 캠퍼스 구경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다니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졸업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들의 인생 궤적은 얼마나 꼬여있을까요.

그 궤적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대학을 졸업합니다.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어렵게 직장을 구했습니다. 결혼하기가 버겁습니다. 가까스로 결혼을 했습니다. 집 장만하기가 겁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을 마련했습니다. 자녀 갖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부부가 옥신각신하다가 자녀를 가졌습니다. 양육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쯤 되면 산 넘어 산입니다. 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기성세대 어느 누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결혼, 취업, 출산, 양육, 집 구입 등 너무 막막해집니다. 이들 사안들은 개별적이 아니라 서로 얽혀 있습니다. 노동환경, 사회구조에서 꼬여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 논란도 청년층을 혼란스럽고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성세대는 청년층에게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힘내라는 말만 무책임하게 남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부도 실현 불투명한 장밋빛 청사진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보다 솔직하게 다가갔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기성세대나 정부와 젊은 층 간에 불신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2030 젊은 층의 삶을 둘러싼 객관적 환경은 어떤지, 정부의 입장과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솔직하게 설명해주는 것부터 하면 어떨까요. 젊은 층이 요구하는 사안 중에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분명히 구분해서 알려줄 필요도 있습니다.

더 이상 젊은 층을 붕 띄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 특히 어르신들께서 각종 매장에서 알바 신분으로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들에게 욕설하고 추근대거나 갑질하는 행위는 절대 사절합니다. 약자에 대한 잔인한 폭력입니다. 또한 이들을 나무라는, 이른바 지적질도 자제했으면 합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나 빚투(빚내서 주식 등 투자)하고 있다고 꾸짖는 것도 적당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영끌과 빚투를 하고 싶어서 했을까요.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몸부림으로 해석하면 어떨까요.
        
일단 젊은 층의 열악한 사정을 진정성을 갖고 경청부터하고 공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저런 위원회만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위원회라도 내실있게 운영했으면 합니다. 청년들의 참여는 당연합니다. 말로만 참여, 무늬만의 참여가 아니라 실제로 그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다고 해법이 마련되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들의 분노를 다독이고 기성세대나 정부에 대한 믿음의 단초는 만들어질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이 웃으면 사회도 함께 웃습니다. 그들이 슬퍼하면 사회도 함께 슬퍼합니다. 취업자 수 대폭 증가, 출산율 지속 상승 등이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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