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개인전을 했다. 큰 전시회는 아니었지만 뿌듯했다. 내가 만든 작품들을 주르르륵 보여주는 건 고등학교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낡고 다 헤져가는 벽지에 내가 그린 그림들을 놓고보니 "우와. 정말 많구나" 싶었다.
아마도 곰돌이들을 많이 본다면 왜 굳이 곰돌이를 이렇게 많이 그려넣었을까 할지도 모른다. 많은 곰돌이 수 만큼이나 작가로서의 나는 지난 기억들이 쉽지 않았지만 하루하루 귀엽게 헤쳐나가는 곰돌이의 모습을 표현했다.
곰돌이의 색깔 또한 다양하다.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무지개색들 중 붉은 계열을 썼다. 어쩌면 하나하나의 표정이 하늘을 보면서 무언가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무지한 상태로 하늘을 보는 우리 모습들 같기도 하다.
부산에서의 작은 전시회에는 내 친구가 보러와주었다. 아는 분들도 작은 화환을 보내주었다.
지척에는 시원해보이는 바다가 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모자가 날아갈 것만 같았다. 다행히 옷깃을 잡아챘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그리고 좋은 전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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