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를 선언하며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내 의무를 다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내 정당과 나라에 최선이 이익이라고 믿는다. 이번 주 후반에 국민들에게 내 결정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하겠다"며 재선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는 큰 성과를 이뤘다. 저렴한 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해 역사적인 투자를 했고 독성물질에 노출된 수백만 명의 재향군인에게 필요한 돌봄을 제공했으며 30년 만에 첫 총기 안전법을 제정했고 세계 역사상 가장 중대한 기후 법률을 제정했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것을 하나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으로서 봉사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일에서 특출난 파트너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나를 믿고 신뢰해 온 미국 국민에게 진정 어린 감사를 표현하게 해달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별도의 글을 통해 "지난 2020년 대선 후보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며 이는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면서 "해리스가 우리 당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말을 더듬고 맥락과 관련없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령과 건강 문제, 인지력 논란을 낳았다. 여기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는 등 계속되는 실언으로 당원과 국민들의 큰 반발을 샀다.
이로 인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벌어지자 30여명의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바이든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바이든은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히며 재선의 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공화당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으로 발이 묶이면서 다시 건강 악재가 불거졌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거물 인사들까지 바이든에 등을 돌리면서 결국 사퇴 성명이 나오고 말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미국 대선은 대혼란으로 빠져들었다. 한때 트럼프의 당선이 거의 유력할 것으로 보였지만 바이든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바라는 미국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해리스의 등판이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미니 경선'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시간적인 제약과 더불어 당 분열의 우려가 있어 채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직후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해리스가 바이든보다 더 이기기 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