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원효, 설총, 일연)은 사상 문화의 저수지

경산을 대표하는 저수지로는 남매지와 반곡지를 들 수 있다. 남매지는 이름의 유래에 얽힌 가난한 남매의 전설 외에도 작은 전설이 몇 개 더 있는데 모두 농경사회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설화들이다. 남매지 전설은 지난해 창작극으로 공연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과거 농경사회가 점차 도시화되면서 저수지는 시민들의 휴식 장소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 저수지 활용을 고민하는 것은 저수지의 기능 변화가 시대적 필연이기 때문이다. 경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공무원 시정연구에서 저수지 활용방안이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남산면에 위치한 반곡지는 문화관광부에서 2011년부터 선정하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 25곳에 가장 먼저 뽑힌 바 있고, 각종 걷기 행사의 코스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경산에는 단순히 농업 용수원 저수지만 많은 것은 아니다. 산업사회의 저수지라 할 수 있는 산업단지가 현재 추진 중인 것까지 7개소 1천21만㎡(약308만평)로 하루가 다르게 규모를 확충하고 있고, 또한 지식사회의 저수지라 할 수 있는 대학교가 12개나 있다. 이것은 농경사회-산업사회-지식사회로 이어지는 문명사에서 경산이 언제나 중심에 있다는 의미이다.
인문학에서 흔히 저수지의 비유를 든다. 서양 철학에서 칸트는 중앙에 있는 대저수지라고 한다. 칸트 이전의 모든 철학이 칸트라는 저수지로 모이고, 칸트 이후의 철학은 이 저수지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 랑케는 로마 이전의 모든 역사는 로마로 흘러들어갔고 로마 이후의 모든 역사는 로마로부터 흘러나왔다고 했다. 경산에도 보이지 않는 큰 저수지가 세 개 있다. 바로 원효, 설총, 일연이라는 사상 문화의 저수지가 그것인데, 경산 삼성현문화박물관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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