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허 공

2018-04-03     시인 배동현


허 공   -  시인 배동현
 

당신은 목까지 차오르는 울분
참아본 적이 있는가

 

가득가득 위로만 차오르는 분노
한 발짝 한 발짝씩 조여드는 압박

 

세월은 내게 말한다
조금씩 조금씩 채우지 말고
아래로 아래로만 삭혀내라고
앞만 보지 말고 가끔은
뒤도 한 번씩 돌아보라고

 

인생은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바람도 구름도 매일
일러주고 간다

 

중천에 뜬 낮달은
오늘 또 하루를
치열하게 살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