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春來不似春

2018-04-05     시인 배동현


春來不似春   -  시인 배동현

더디게 다가온 봄이
슬픔의 바다 속에 잠겨있습니다

서해백령도 앞바다에는 지금
새봄의 꽃들이 찬바람에
뚝뚝 떨어지며
흩날리고 있습니다

눈물 납니다 싱싱한 꽃들이
어찌 이리 안타까운지요

봄날이 한번에
오지 않듯이
인연 또한 단번에는
이루어지지 않는 가 봅니다

이별과 만남은
소멸과 부활을 통하지 않고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가 봅니다

우리가 아무리 슬퍼해도
남은 자들을 울리는
봄은 언제나 오고
꽃은 또 속절없이 피고 집니다

차가운 백령도의 깊은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축을 흔든 그 해 4월의 진혼곡을
2010년 눈물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