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칠포백사장

2018-04-19     시인 배동현


칠포백사장             -  시인 배동현
 

옛사랑의 흔적도 은빛 모래성도
공단조성으로 한 뼘 남은 백사장엔
흰 갈매기들만이 하늘 가득 날고
모래 뻘 붉게 물 드리던 해당화 흔적 없다

옛날 이곳을 스쳐간
내연정의 구름밭엔
검은 솔밭사이 샘터 이르는
한 묶음 추억의 실마리 일으켜
한가로이 노닐고

백사장 건너편
당신 닮은 한천에
달맞이 배 띄우면
깊이 잠들은 옛 님의 그림자
환하게 웃으며
한 떨기 연꽃으로 피어난다

내 유년의 칠포 은빛 백사장엔
언제나 모래바람 잦아
달빛은 자맥질로 진통하던 그 언덕나루에
철없이 추억의 실꾸리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