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세월의 두께

2018-04-25     시인 배동현


세월의 두께   -  시인 배동현


아스팔트 포장도로
한뼘만 걷어내면
그곳에
여느 날 술에 취해
천식으로 힘겹던
아버님 해소기침소리 들린다
물안개 자욱한
하얀 눈발 흩날리던 신작로엔
이웃마실 이어주는
강 어구 징금 다리위의 노파
부서지는 저녁노을 등진
수십 해 전의 늙은 어부가
살찐 수치를 초망으로 잡던
그날도
나이가 들수록
두 눈 가득히 고이는 눈물속엔
아스팔트 두께 만큼 녹지 않는
내 유년의 아픈
세월의 편린들이
하늘만큼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