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포원을 찾아서

"꽃이 그리워서라기보다 추억을 더듬고 싶어"

2018-05-23     최준혁 기자

온갖 환상의 꽃들로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5월, 서울 도봉산과 수락산 사이에 고요히 자리 잡고 있는 서울창포원을 찾았다.

아직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인 듯, 태고의 고요가 그대로 묻혀 있는 듯하다.
 

이곳엔 여러 꽃 중에서도, 세계 4대 꽃 중의 하나라고 하는 붓꽃이 30만 본이 넘게 심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꽃봉오리가 먹물을 머금은 붓과 같다고 해서 붓꽃이라고 불리며,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청초하고 고결한 뜻을 갖고 있다.

프랑스의 국화이며 유럽에서는 용감한 기사를 상징한다는 붓꽃은 아이리스(iris)라고도 하며 제우스와 헤라의 뜻을 알리려 무지개를 타고 내려 왔다는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바람 넘실거리는 작은 연못 옆으로 나무 데크를 따라 아련한 향수에 젖어 혼자 걷는 모습이 왠지 외롭고 쑥스러웠다.
 

언젠가 그날은, 개구리 울음소리, 풀벌레 호객 소리도 들렸던가...

떠오르지 않는 흐릿한 생각에 묻혀 몽롱한 꿈속을 헤매다 스쳐가는 연인들의 속삭임을 뒤로하고 서둘러 동산을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