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전선언 요구하며 비밀리 ICBM 개발

美 전문가 비핵화 협상에 악재

2018-08-01     최준혁 기자

(내외뉴스=최준혁 기자) 북한이 핵탄두로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에 들어간 정황이 미 WP등 언론 등에 포착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북한이 평양 외곽의 미사일 생산공장인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ICBM을 만들고 있다고 미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음동 공장은 화성-15형을 비롯해 ICBM 2기를 생산한 곳이다. WP는 “최소 1기 이상, 아마도 2기의 ICBM을 제작 중”이라며 “(이 가운데) 최소 1기는 화성-15형”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신형 ICBM이나 화성-15형의 개량형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지난해 ICBM을 생산했던 북한 공장 안팎으로 차량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미국의 정찰 위성이 포착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당국이 (산음동 공장에) 사무실과 박물관으로 추정되는 건물 두 채를 새로 건설했다”며 “건물이 들어선 자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있기 직전인 6월 5일까지만 해도 텅 비어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이 참여하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을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 움직임을 사실상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일각에서 김정은이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선 군사적 옵션을 다시 꺼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ICBM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향후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생산중이라는 소식에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시설 가동 중단을 약속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 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연구원은 “합의서에 잉크가 마를 때까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위트 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이란, 구 소련 등은 미국과 협상하는 동안에도 핵물질을 생산하는 원심분리기를 계속해서 제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그들(북한)이 핵 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하느냐는 마키 상원의원의 질문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정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은 핵무기 포기가 아니라 핵무기 인정을 위해 협상중”이라며 “미 행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잘못 읽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미사일 개발 공개를 계기로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여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