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 지원 예산 '전액 삭감' 송언석 의원에...네티즌 '비정하다' 반응 싸늘
(내외뉴스=박재현 기자)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지원 61억원을 전액 삭감하자는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의 의견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부모 가정 시설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한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의 블로그에 평소의 수십 배가 넘는 네티즌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자폐 2급 장애 아이를 홀로 키운다는 엄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이가 저랑 떨어져 있지 않으려 해 지금까지 일할 수 없던 세월이 8년이 다 되어간다”며 “저도 먹고살아야 하기에 내년엔 무리해서라도 취업 예정이었다. 그런데 의원님께서 한부모 돌보미 예산을 깎으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평생 이렇게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로 살고 취직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려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저는 어찌 살아야 하냐”면서 “그냥 이대로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정부에서 주는 한부모 가정 양육비 13만원과 아이 아빠가 양육비조로 주는 50만원, 이렇게 63만원으로 죽을 때까지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냐”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둘이 키워도 힘든데 혼자서 아이 키우기 얼마나 힘들겠냐”면서 “현실적으로 시설이 문 닫으면 고아원 보내는 경우 많을텐데 너무 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네티즌은 송언석 의원이 블로그 자기 소개란에 올린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김천,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만들겠습니다’라는 사진을 언급하며 “인사말이 부끄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는 내년부터 한부모 가정 시설 1곳당 아이 돌보미 2명을 배치할 수 있도록 61억여원을 편성했다.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취업 등을 할 때 보육시설 시간 외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아이들이 모인 시설에 돌보미를 배치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는 25일 여성가족위원회의 양성평등 한부모 가족 복지 시설에 대한 내년도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61억3800만원을 놓고 충돌했다.
여성가족위원회는 61억원의 예산 중 17억1900만원을 감액하자는 상임위 안을 냈으나,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한 부모 가정의 어려운 환경과 상황엔 동의하지만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61억 전액을 삭감하자고 주장했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대부분의 한 부모 가정이 양육과 생계, 가사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고,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양육 공백으로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들이 결국엔 고아원에 가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현직 차관에 있을 때 방문도 했고 봉사도 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데 재정 운영을 볼 때 개별적으로 호의적인 감정적인 감성적인 그런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차후에 영향을 미치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맞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은 비정해 보인다"고 비판하자, 송언석 의원은 "아픈 부분이 있다고 해서 국가가 다 책임질 수 없다. 비정하다"는 발언을 취소하라고 했다.
결국 국회 예산소위는 17억여원을 삭감하자는 상임위 안을 놓고 예결위원장과 각 당 간사 간 협의 자리인 소소위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