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北대사대리, 망명 등 추측 난무...'언급 삼가는 北·美'

미 국무부,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美망명타진설에 "답변할 수 없다" 북·미 대화 미칠 파장 ‘주목’

2019-01-07     정옥희 기자
임기

(내외뉴스=정옥희 기자) 지난해 11월 잠적한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칫 양측 협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물론 북한과 미국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며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조 전(前) 대사대리의 잠적 사실이 밝혀진 이후 그의 행방과 향후 거취를 둘러싼 관측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인 코리에레델라세라는 5일(현지시간) 조 전 대사대리가 북한대사관을 이탈해 제3국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연락해 정보를 공유하고 당국간 공조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조 대사대리는 현재 자신의 신병을 둘러싼 해법을 기다리면서 비밀장소에서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조 전 대사대리의 행방과 미국 망명 요청 등에는 침묵하고 있다. 이탈리아 외교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보기관 등 외교부 이외의 다른 부처나 이탈리아 내 특정 외국 공관이 그를 보호하고 있거나, 제3국 망명 절차를 돕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 국무부 역시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보당국은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함께 북한대사관 공관을 이탈했으며, 이탈리아 현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이탈리아 북한대사는 2017년 10월 9일부터 대사대리를 맡고 있던 조성길에서 2018년 11월 20일 이후 김천(Kim Chon)으로 교체됐다고 이탈리아 외교당국이 확인한 바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현재 진행중인 비핵화 협상을 고려해 조 대사대리를 본토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전세계 미 중앙정보국(CIA)과 대사관 등을 통해 그를 책임지고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