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주재 '산불 피해 대책회의'...정부 전원 불참

2019-05-30     이기철 기자
▲29일

(내외뉴스=이기철 기자) 자유한국당이 29일 주최한 `강원도 산불 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전원 불참했다. 

자유한국당은 29일 국회에서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관계 부처 차관과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불러 강원도 산불피해 주민들이 요구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정부 측 인사들은 회의 시작에 앞서 을지훈련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 한국당 홀로 약 40분간 회의를 진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불출석하라'고 한 것"이라며 정권의 이익을 계산해 공무원들을 출석시키지 않는 것이 이 정권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면서 유감 표명은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국회 정상화를 운운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결국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닌 궤멸집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별도의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야당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면 불이익을 받기라도 하느냐. 야당 무시를 떠나 강원도민과 산불 피해 주민에 대한 잔인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함께 회의에 참석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황영철 의원도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노력해야겠다는 차원으로 마련된 자리인데 관계 부처의 차관들이 한명도 참석하지 않아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청와대 여당이 말로만 민생이고 말로만 추경인데 국민은 온데 간데 없고 정략적 판단으로 행동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나는 의회주의자이고 온건파지만 이번에 집권여당과 청와대의 태도는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를 찾은 속초산불피해자 및 고성 상공인 비상대책위원회도 정부와 여당이 주민들의 요구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장일기 비대위원장은 "피해민들을 돕자는 건지, 한번 더 죽이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정부에 이재민들은 어마어마하게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후속 대책 마련을 외면한 한국당이 또다시 생색내기용 회의 자리를 만들어 정치 공세만 남발했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불출석하라고 해 참석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이자 민생 문제를 정쟁화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