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유정 의붓아들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 부검 발표

2019-07-24     석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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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뉴스=석정순 기자) 경찰이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의붓아들 A(6)군 사망 사건과 관련해 A군이 전신을 10분 이상 눌린 채 질식사했다는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4일 브리핑을 열고 “고유정의 의붓아들 A군이 엎드린 채 전신이 10분 이상 강하게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부 언론에서 A군이 숨진 직후 찍힌 사진에서 얼굴이 짓눌리고 목 등에 멍자국과 긁힌 상처가 있어 타살이 의심된다는 보도와 관련해 “A군의 몸에서 발견된 일혈점(붉고 조그만 점)은 질식사 시신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며 타살 증거로 단정 짓기 어렵다"며 목 부분에 멍 자국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A군이 사망한 뒤 시반이 형성되면서 생긴 것으로 부검 결과에서 경부 압박이나 폭행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A 군이 사망한 직후 이뤄진 1차 부검에서 ‘질식사 추정’이라는 소견을 받았으며 자연사, 과실치사,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해왔다”며 “단순 변사로 결론 내린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 5월 1일 통보받은 국과수 정밀 부검 결과에서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이 10분 이상 강하게 눌렸을 가능성이 크며 사망 추정 시각은 오전 5시 전후”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A군은 친아버지를 보러 왔다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에 있는 고유정 부부의 집 침대에서 피를 흘리며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이 사망할 당시 집에는 고유정 부부뿐이었고, 같이 잠을 자던 친아버지 B(37)씨가 잠에서 깨기 5시간 전까지만 해도 아이는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선 119구급대원이 사건 당일에 찍은 A군의 사진을 공개하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숨진 직후 A군의 얼굴이 무언가에 짓눌린 듯한 사진을 공개하며 단순 질식사가 아니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입과 코에 다량의 피를 흘리고 A군은 특히 눈 주위에 침대 요에 새겨진 무늬가 선명하게 남을 정도로 강한 압력을 받은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MBC 보도에 따르면, 대각선의 줄무늬 자국은 침대에 깔려 있던 이불의 줄무늬 문양과 일치했다.

또, A군의 목 뒤 사진에는 멍자국과 무언가에 의한 상처 자국이 선명하고 그 밑에 날카롭게 긁힌 자국도 발견됐다. 

A군의 현장 사진을 분석한 법의학자들은 아이의 목 뒤에 멍처럼 보이는 검붉은 흔적에 주목했다.

한 법의학자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피부가 벗겨지고 멍이 생기기 쉬운 부위가 아니다”라며 “외부에서 손으로 누른 흔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잠을 잤던 B씨의 몸무게는 65㎏ 정도로 법의학자들은 아버지의 다리로 우리 나이 6살인 A군의 몸을 눌러 질식사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며 타살 의혹을 뒷받침했다.

박종필 연세대 법의학과 교수는 “성인 남자의 다리가 단순히 (A군의 몸에) 올라가서 압착성 질식사가 발생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서 “다른 인위적인 외력 즉 타살에 의한 압착성 질식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해둬야 한다”고 말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경찰은 A군의 목 부위의 긁힌 자국은 무엇인가에 눌리는 과정에서 생긴 찰과상인지, 가려워서 긁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유정의 남편 B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잔 아들이 숨져 있었다”면서 “아내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B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직업이 119 구급대원이어서 평소 깊은 잠을 못 자고 쉽게 잠드는 편이 아닌데, 사건이 벌어진 그날만큼은 이상할 만큼 빨리 잠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B씨는 “경찰 초동 수사가 나에게만 집중돼 이해가 안 됐다”면서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정황이 있다’는 취지로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