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2019-07-29     배동현 시인

종  말               배동현 시인

끝까지 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땅과 하늘 사이에 있는 것

창파의 그늘에 꼭꼭 숨어 뒤척이는

존재의 씨앗들을

꽃샘같이 단단해

줄기가 허물어져 모든 게 사라져도

허공에서 살아 비상하는 상처

보듬는 창공

유방 하나를 도려낸 여인같이

상처가 덧나 시린 시인같이

천길 절벽 아래로만 떨어지는 시어들

한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펄럭여도

아침이 오면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와

눈물뿐인 하얀 여백

암초 같은 눈물의 갈퀴 같은 것

당신은 죽어서도 모를 것이다

가슴은 문드러지고 수없이 찾아 불러도

바위같이 꽈리 틀고 꿈쩍 않는 힘

끝까지 가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그 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