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오' 끓여 마신 80대 사망…"조선시대 사약 재료"

2019-08-19     정다연 기자

(내외뉴스=정다연 기자) 80대 노인이 사약 재료로 알려진 '초오(草烏)'를 달여먹어 목숨을 잃었다.

19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저녁 7시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81)가 어지럼증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다. 함께 살던 아들이 이 모습을 보고 A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치료 도중 사망했다.

경찰은 허리디스크 수술 후 통증에 시달리던 A씨가 가족들 몰래 몇 차례 초오를 끓여 마셨지만 이상이 없자 복용을 늘렸고, 결국 중독 증상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초오는 아주 소량으로 먹을 때는 신경통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지만, 조선시대에 사약재료로 사용됐을 정도로 뿌리에 강한 독이 있다.

특히 초오의 주성분인 아코니틴과 아코닌은 초기에 중추신경을 흥분시켰다가 나중에는 마비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독성이 강한 만큼 식품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마비를 비롯해 어지럼증, 호흡곤란, 중독 증상 등 부작용이 심해 의학계에서도 사용을 자제하는 약재다.

앞서 지난 6월 4일에는 광주 서구에서 초오를 명탯국에 넣어 끓여 먹은 70대가 숨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는 민간요법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독초를 잘못 복용했을 땐 생명을 위협하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