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횡령·배임' 효성 조현준 회장, 1심서 징역 2년…법정구속 면해

200억원 혐의액 중 179억 배임 등은 무죄

2019-09-06     한병호 기자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조현준(51) 효성그룹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1년 7개월여 만에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구속 사유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법정구속만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강성수)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구속 사유가 충분치는 않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주식 재매수 대금 마련을 위해 자신이 대주주인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하도록 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또 2008~2009년 개인 소유의 미술품을 고가에 효성 아트펀드에 편입시켜 12억원 손해를 입힌 혐의 등도 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은 부동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횡령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며 "이후 또다시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뒤늦게나마 피해 금액 변제해 상당 부분 피해회복이 됐다"면서도 "다만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경영자가 피해회복 했다는 데 과도한 의미부여 하는 것은 피해회복만 하면 중한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예단을 갖게 할 수 있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양형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은 조 회장 개인의 이익만을 중심으로 회사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관련 회사들에 실질적인 피해를 준 것"이라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2014년 7월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50)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른바 '형제의 난'에서 불거졌다. 이에 조 회장은 재판 과정서 "사건 출발 자체는 근거가 없고 동기에 불순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