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옥살이 한 '화성 8차' 범인 "언론·경찰·검찰 다 못믿어…재심 준비할 것"

2019-10-08     정다연 기자

(내외방송=정다연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복역한 윤 모씨(52)가 재심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8일 청주시 서원구 자신의 집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들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재심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을 포함해 경찰·검찰 다 믿지 않는다"면서 "30년 전 언론들은 내가 사람을 죽인 것으로 몰았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 모양(당시 13)의 집에 들어가 자고 있던 박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같은 해 7월 검거됐다.

해당 사건은 '화성 8차 사건'으로 불린다. 윤씨는 당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1989년 10월 열린 1심 선고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씨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도중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을 했다"면서 "1심 재판부는 다른 증거도 없이 신빙성 없는 자백만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했다"고 기재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과 3심은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윤씨는 청주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하다 감형받아 20년간의 옥살이를 끝내고 2009년 가석방된 이후 청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는 최근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그동안 모방 범죄로 분류된 8차 사건까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이어 화성 일대에서 2건, 청주에서 2건의 추가 범행도 자백했다.

이에 경찰은 이씨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또는 소위 '소영웅 심리'로 하지도 않은 범죄사실에 대해 허세를 부리며 자랑스레 늘어놨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