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진짜 범인인가?…'8차 사건' 피해자 집·방·침대 정확히 그렸다

2019-10-11     석정순 기자

(내외방송=석정순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모방 범죄로 분류된 8차 사건까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가운데, 진범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당시 피해자의 집 위치와 침대 등을 정확히 설명했다.

10일 경찰은 이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이씨가 8차 사건의 진범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의미 있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에 가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피해자의 집 위치와 방 안의 침대, 책상 위치까지 이씨가 정확하게 그림으로 그려가며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의 말이 사실일 경우를 대비해 과거 수사에 잘못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과수는 이씨의 체모를 두 차례 분석했는데, 1차 분석에서는 이씨의 혈액형을 O형이 아닌 B형으로 잘못 분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국과수에 당시 분석 결과와 분석 방법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재검증을 의뢰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 8개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으로 체모에 포함된 티타늄 성분을 찾아냈고, 경찰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윤 모씨(당시 22세)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윤씨는 1989년 10월 열린 1심 선고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청주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하다 감형받아 20년간의 옥살이를 끝내고 2009년 가석방된 이후 청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윤씨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도중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을 했다"면서 "1심 재판부는 다른 증거도 없이 신빙성 없는 자백만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했다"고 기재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과 3심은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씨가 8차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자 윤씨는 8일 청주시 서원구 자신의 집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들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재심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