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인에도 불붙는 모병제 논쟁

2019-11-08     모지환 기자

(내외방송=모지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에서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 도입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공식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까지 가세해 모병제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 7일 '분단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라는 제목의 정책브리핑 보고서를 발표하며 모병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모병제가 인구절벽 시대에 병역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주장하며 군가산점 역차별과 병역기피, 남녀간 갈등, 군 인권 학대와 부조리 등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모병제 도입으로 사병이 감축하면 GDP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이에 같은 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병제에 관해) 공식적으로 이야기 한 바가 없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정치권에선 이미 모병제 논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는 전날 "총선을 앞두고 모병제라는 것을 들고 나온 것은 그 저의가 정말 의심스럽다"며 "국가 안보에 매우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근본적으로 모병제는 징병제에 비해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제도"라며 "민주당은 당장 이 모병제 아이디어를 거두고 국가 안보에 위해되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모병제 대신 여성희망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8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병제는 찬반을 떠나 당장 실현 불가능한 제도"라며 "총선을 겨냥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지금 시급한 문제는 부족한 병역자원 해소"라며 "과학기술국방의 추구로 부족한 병력을 보완하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투병과에서 (여군이) 빠르게 늘어 현재 여군의 40%가 전투병과"라며 "여성희망복무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DJ 집권 말 비서실장 재임 때 모병제를 검토했다"며 "임기 말이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당시 대선후보였던 손학규 예비후보에게 공약으로 할 것을 설명했으나 (손 후보가) 무반응해 빛을 보지 못했다"고 썼다. 박 의원은 "총선용이라고 마냥 매도할 것이 아니라 공론화하여 진지하게 국민적 토론이 필요한 주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방부 관계자는 7일 국방부 차원에서 모병제 검토를 한 바 없다고 밝히며 "모병제 전환을 위해서는 군사적 필요성에 대한 검토 선행 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