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결국 외상센터장직서 물러난다…"평교수로 조용히 지낼 것"

2020-01-20     석정순 기자
▲이국종

(내외방송=석정순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2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센터장은 "다음달 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외상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교수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외상센터장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은 이 센터장은 사퇴 이유에 대해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내가 그만 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며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상센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미 관두기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이 센터장은 외상센터의 인력 부족과 예산 지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그는 병원 측이 권역외상센터 인력충원 예산으로 받은 국비를 다른 용도로 썼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이 센터장은 "최근 몇 년 간 간호사들 보기가 면목이 없었다"며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그는 "우리 간호사들은 매일같이 손가락이 부러지고 (피부가) 찢기는 상황을 참고 닥터헬기를 탔다"며 "헬기 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일 타라고 지시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서 병상을 더 제공해주지 않은 점, 센터장으로서 약속했던 인력 충원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도 사퇴 결정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그러면서 "센터장이란 보직을 내려놓고 아주대 다른 교수들처럼 지낼 것"이라며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도 아주대 병원을 떠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욕설하는 녹취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의료계에는 큰 파문이 일었다. 사건 이후 유 의료원장은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고,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로부터 사퇴 요구도 받았다.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병원 고위층과의 갈등을 밝혀왔던 이 센터장이 직접적인 사퇴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