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루 160만 배럴 감산 용의···1분기 산유량의 14%”

2020-04-09     서효원 기자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이 자국 에너지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다른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를 전제로 자국의 원유 생산량을 하루 160만 배럴 감산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160만 배럴은 지난 1분기 러시아 산유량의 14%에 해당하는 규모로, 러시아는 다른 산유국들이 전체 감산 합의의 틀 내에서 각자 생산량에 비례하는 할당량을 떠맡을 때 이같은 감산에 동의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러시아는 감산 합의에 OPEC+ 참여국은 물론 미국, 노르웨이,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도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지금까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은 감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과의 물밑 협상과정에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을 아우르는 ‘OPEC+’는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감산 등 국제 원유 시장 안정화를 위한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각자 할당량과 할당량 산정 기준 시점 등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보이고, 현재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이 동참할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OPEC+ 회의에서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량과 감산 기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주요 산유국의 기존 감산 합의가 지난달 말로 끝났다. 이에 사우디는 이달 1일 산유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리고 하루 1천만 배럴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유가 전쟁’의 골이 깊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유 수요가 30% 줄어든 가운데 감산 합의마저 실패하면서 유가는 최근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OPEC+는 지난주 감산에 관한 대화를 재개했고 OPEC+ 참여하지 않은 미국의 감산 동참을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