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의료 세계 일인자 나카무라 유스케 “일본 의료붕괴 일어나고 있다”

2020-04-20     장진숙 기자

(내외방송=장진숙 기자)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째 하루 500명 이상씩 늘어 19일 0시 기준 한국의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20일 NHK가 각 지자체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9일 일본에서 37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712명을 포함한 누적 확진자는 1만 1519명으로 늘었다.

일본의 극우세력까지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게놈 의료’로 잘 알려진 미국 시카고대 나카무라 유스케 명예교수가 ‘일본의 의료체계 붕괴’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게놈 의료는 인간의 유전자 정보로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분야를 말하는데, 유스케 교수는 이 분야 세계 일인자로 꼽힌다.

유스케 교수는 19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한 일본의 의료 상황에 대해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며 강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과학적 분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진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하고, 과학적 시각에 의한 대책이 너무 늦다. 지난 2월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집단 감염사태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 내 감염을 피하기 위해 감염 의심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 제한된 ‘구명구급센터’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하고, “그 결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례도 나와, 의료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잠복 기간이 길고 전염력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 감염은 집단 감염을 추적하는 것만으로는 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이) 검사범위를 축소해 의료 붕괴를 억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경증자나 무증상 감염자가 행동의 제한을 받지 않아 감염이 확산한 것은 큰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연기 확정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아베 정권은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가 코로나 사태가 심화하자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한발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아베 조기 퇴진설'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