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합당 합의…3차 추경 연계해 주요 상임위 배분 요구 위한 포석일 듯

정치적 입지 줄어든 안철수, 마땅한 활로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2020-05-15     한병호 기자
미래통합당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14일 합당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헌정사상 유례없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이 사라지게 됐다. 두 당이 합당에 합의하면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해 대여 협상에 나서거나 국민의당과의 연합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민주당이 미래한국당을 원내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상임위원장 배분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에 민심과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국고 보조금과 상임위를 요구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3차 추경과 연계해 법사위와 예결위 등 주요 상임위 배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인 주호영 원내대표와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양당의 조속한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합당 수임기구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수임기구에는 각 당에서 2명씩 참여해 논의하되, "최대한 빨리한다는 데만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합당을 결의하고, 미래한국당은 19일 전당대회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합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또한, "여야 합의 없이 '4+1 협의체'가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해를 총선에서 확인한 만큼, 이를 20대 국회 내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조속한 합당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교섭단체 같은) 얘기를 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합당이 성사되면 미래통합당은 103석이 되고, 시민당과 합당한 민주당은 177석이 됐다. 미래한국당과 시민당은 총선을 앞두고 2월 5일과 3월 18일 각각 출범해 이번 총선에서 각각 19석과 17석을 확보했지만, 합당하게 되면 100여일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두 당의 합당 결정은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통합을 완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 공식화로 3석의 국민의당이 미래한국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안철수 대표는 혁신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당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출구 전략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