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0.2%…11년만의 역성장 전망

2020-05-28     조규필 기자

(내외방송=조규필 기자)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1.6%(2009년 성장률 예상) 이후 11년만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p 대폭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3.1%로 전망했는데, 직전 전망(2.4%)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치다. 앞서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예상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췄지만, 이후 각종 지표에서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을 반영해 2.3%p나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1.4%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저다. 하지만 2분기 들어서도 4월 수출액이 작년동월대비 24.3% 감소했고, 5월 1~20일에도 20.3%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2분기 성장률 예상값은 평균 –32%로 조사됐다. 중국은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 발표는 이미 다른 기관들이 0% 안팎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으면서 예견됐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0.2%)와 하반기(0.5%)를 거쳐 연간 0.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위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4일 올해 성장률을 –0.5%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14일 한국 경제가 역성장(-1.2%)할 것으로 예상했고, 국제금융센터의 4월 말 현재 주요 해외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0.9%) 역시 0%를 밑돌고 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각 0.3%, 1.1%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의 '역성장'은 1953년 이후 1980년(-1.6%), 1998년(-5.1%) 단 두 차례밖에 없다.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2%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