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늦게 고치나 빨리 고치나…잦은 고장으로 ‘불편’

2020-07-03     정수남 기자
서울지하철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고치겠습니다.’

서울지하철 역사에서 자주 분수 있는 문구이다. 지하철 관련 설비가 고장 나더라도, 향후 고장으로 인한 승객의 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천히, 철저하게 고치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 같은 약속은 허언으로 드러났다.

서울지하철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다보면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의 고장은 다반사이다. 이중 승객 이용이 많은 에스컬레이터는 고장이 더 잦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서울지하철공사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서서가는 승객은 오른쪽, 걸어가는 승객은 왼쪽’을 각각 이용하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서양처럼 바쁜 사람을 위한 배려인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이 에스컬레이터의 잦은 고장의 원인이 됐다. 서 있는 오른쪽과 걸어가는 왼쪽 부분이 받은 중량이 각각 달라, 에스컬레이터를 돌리는 내부 롤러가 자주 망가졌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서울지하철 공사는 2010년대 중반, ‘안전사고 방지’를 내세워 종전처럼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를 시행했다.

다만, 에스컬레이터에서 서서가고, 걸어가는데 길들여진 승객의 습관을 고치기에는 역부족.

서울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여전히 자주 멈춰서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한 지방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주윤영(50, 여) 씨는 “2010년대 초 프랑스 파리에서 4년 간 살았다”면서 “당시 거주 기간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지만, 4년 간 지하철 내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 고장으로 불편을 겪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 지하철은 1900년부터 1937년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돼 현재까지 잔 고장 없이 운행되고 있으며, 시설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낡았지만, 파리와 파리 인근 도시를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1911년 경원선 개통과 함게 시작됐으며, 1970년대부터 순차적으로 본격 개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