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복장 논란에 "국회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것 아냐"

2020-08-05     전기복 기자

(내외방송=전기복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5일 한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국회 등원 복장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류 의원은 통화에서 “관행이나 TPO(시간·장소·상황)가 영원히 한결같지 않다”며 “국회의 권위가 양복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류 의원은 타 매체와의 통화에서도 “입법노동자로서 일하러 가는 것이니 정장이 아닌 옷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하는 모습이 다양한데 국회에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류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랩 형태의 분홍색 원피스를 입어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복장 지적’이 쏟아졌다. 의원들 대부분이 정장을 갖춰 입는 국회에서 짧은 원피스 차림이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복장은 격식이 필요한 곳에서 그 모임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장례식장에 화려한 옷을 입고 간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여름에 넥타이와 맨 윗단추를 풀고 다니는 것도 격식에 어긋나는 것인가”, “본회의장이 대단한 곳이라는 것 자체가 권위주의”라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류 의원은 지난 6월 반바지 차림과 지난달 청바지 차림으로 국회에 등장해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고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체감했다’는 기류가 강했으나 이번 논란으로 지난 차림까지 함께 화제로 떠올랐다.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혜민 대변인은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고 청년 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는 이중잣대”라며 “지금은 2020년”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의 복장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03년 재보선에서 당선, 정장이 아닌 흰색 바지와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나 당시 국회에 이른바 ‘백바지’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에서 류 의원의 옷차림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의원은 없었다. 현행 국회법에서 국회의원의 복장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