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힘든 태풍 ‘바비’ 오늘 제주 남쪽 해상 북상...27일에는 서울에 근접해

2020-08-25     정영훈 기자

(내외방송=정영훈 기자) 기상청은 제8호 태풍 ‘바비’가 오늘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북상해 다음 날인 26일 오후께 제주도에 가장 가까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밤 제주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바비는 서해안을 따라 점차 북상해 27일 오전께 서울에 가장 근접하며, 이후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뒤 내륙을 지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바비는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기상청은 24일 브리핑에서 태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제주도와 전라 서해안의 최대 순간풍속은 시속 180∼216km(초속 50∼60m), 그 밖의 서쪽 지역과 남해안의 최대 순간풍속은 시속 126km(초속 35m)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훼손되거나 부서질 수 있다.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이다.

따라서 신문지·테이프 등을 이용해 창문 파손에 대비하거나 외출 자제, 재난정보 숙지, 지붕·간판 등 미리 고정 등의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태풍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은 지역에는 폭염이 이어진다. 기상청은 25일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고, 습도가 매우 높아 체감온도가 더 높으니 건강관리에 신경 쓰면서 농·수산업, 축산업, 산업 등의 분야에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으로 당부했다.

◇ 김백민 교수 “일상화된 이상기후, 제트기류가 핵심”

한편,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백민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기상이변에 대해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약 2년 전 북극해빙예측사업단 책임연구원을 지내며 “북극의 여러 종류의 빙하가 있지만, 캐나다 연안에 접해 있는 빙하는 굉장히 단단하다. 그런데 그것마저 녹아내렸다는 건 지구온난화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기상이변을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김 교수는 “(북극의) 빙하가 녹은 것은 고온 현상이 근본적 원인이며, ‘제트기류’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제트기류는 하늘 위의 공기 흐름을 이야기한다.

그는 “온도차가 커지면 바람이 세게 불고, 온도차가 줄어들면 바람이 약해지는 것이 제트기류의 원리다. 북극이 역대급으로 계속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에 바람이 약해져서 이상기후 현상들이 나타난다. 즉 바람이 약해지니까 흘러가지 않고 한곳에 오래 정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름철에는 잘 일어나지 않는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이 여름인 지금까지도 지속된다는 의미는 제트기류의 변화에 의한 것이며, 이상기후 현상들이 더 강한 형태로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후변화 시대에 걸맞은 우리나라의 역할 강조와 구체적인 목표를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특히, 국민들에게 에너지가 유한한 것임을 인지하는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