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종인·주호영 예방...협치 필요성에 공감대

원 구성·경제민주화 등에선 미묘한 신경전도

2020-09-01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협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원 구성’이나 ‘경제민주화’ 등의 문제를 놓고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통합당 비대위원장 회의실을 찾은 이 대표에게 “축하드린다. 앞으로 원만하게 정치를 잘 풀어가도록 노력해달라”고 인사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대표님을 모신게 햇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긴 세월이었는데 잘 지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예우를 갖춰 화답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과 취재 기자로서 처음 만난 뒤 4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원 구성 과정에서 과거 관행이 깨지는 바람에 의회 모습이 종전과는 다른 형태가 됐다. 정기 국회를 맞아 이 대표가 새롭게 여당 대표로 선출됐기 때문에 정치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 문제는 아쉽지만, 올해 개원 협상에서 2~3달 간 겪은 우여곡절을 반복할 겨를이 없다. 워낙 위기이니 집권 여당이 책임 있게 대처하도록 도와달라”고 통합당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의 혁신 노력을 환영한다. 4·15 총선 공통 공약과 양당의 공통된 정강정책을 입법화하자. 국회 비상경제특위를 빨리 가동해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 경제민주화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시급한 과제가 코로나 2차 확산을 극복하고 파생되는 문제를 정치권이 빨리 해결하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또 4차 추경과 관련해서는 “빨리 해서 어려운 사람을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고, 이 대표도 이에 “4차 추경은 불가피하다”고 공감했다.

이후 이어진 주 원내대표 예방에서도 환담은 계속됐다. 이 자리에서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인품도 훌륭하고 의회주의자로 알려졌다. 야당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주 대표의 인품에 반했고 흠모한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 구성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 정상적으로 국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려운 때 일수록 협치를 통해 국가적 과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잘 협의하자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가 “국회 비상경제특위에서 경제 민주화 논의를 포함해 논의하자”고 제안하자,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재판과 수사 과정에서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있어 사법감독특위를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야가 또 평행선을 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정책에서의 협치는 쉽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협의 과정에서 원칙은 지키지만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유연함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자가 격리를 끝내고 밖으로 나온 이 대표는 이날 통합당 김 비대위원장, 주 원내대표 예방 후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했다. 이어 오후에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주요 정당 대표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