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노래방…“인권 보장 차원” 對 “과도한 배려” ‘팽팽’

2020-10-29     이화정 아나운서

(내외방송=이화정 아나운서) 28일 전북 전주교도소에 수용자를 위한 노래방과 게임기가 설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주교도소 심신 치유실을 당장 폐쇄해달라”는 청원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죄를 지었어도 인권 보장 차원에서 여흥은 필요하다’는 의견과 ‘남에게 고통을 준 이들에게 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전주교도소는 교정협의회 도움을 받아 올해 초부터 시설 설치를 준비해 왔고, 마침내 ‘심신 치유실’로 이름 붙여진 시설을 완비했다.

이곳에는 조명과 음향기기를 갖춘 노래방 3곳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 상담실이 마련됐다. 개관까지 비용은 총 5000만원 상당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방은 수용자 신청을 받아 최대 1시간씩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형수나 자살·자해 등 수감 스트레스가 큰 수용자가 이용 우선권을 갖는다.

시설 개방은 우선 매주 1차례씩 하고 별도의 요청이 있으면 사정을 고려해 문을 연다는 방침이다. 이용 비용은 무료다.

전주교도소는 “코로나19로 교화·종교행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용자를 배려한 시설 마련을 고민하다가 치유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용자 인권 향상을 배려한 조처”라며 “교정 목적에 맞게 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나타난 시민들의 의견은 갈렸다.

한 시민은 “교도소에 운동장이나 체력 단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래방까지 지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를 알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다른 시민은 “어린 나이에 한순간 실수로 갇힌 이들도 있을 텐데 교도소에 이런 시설이 있으면 그들에게 마음에 안정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쁘게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교도소에 노래방과 게임기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전국 최초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