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이륙 후 ‘불시착’…올해 적자 폭 확대

그룹 주력 대한항공 3분기 영업익 94%급감…3년 연속 적자 불가피 항공업계 실적, 곤두박질…아시아나항공, 반기영업손실·순손실 악화

2020-11-12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지난해 이륙한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이 이륙하자마자 불시착했다. 올해 들어 영업손실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부친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자, 바로 회장에 올랐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항공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1조 550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2830억원)보다 52.8% 급감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1∼3분기 누적 매출도 5조 5456억원으로 40.7%(3조 8074억원) 급감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여객수요가 사라졌고, 주요국 산업활동이 멈추면서 화물수요도 크게 감소해서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76억원으로 전년 동기(1179억원)보다 93.6% 급락했으며,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3%(729억원) 줄었다.

이에 따른 대한항공의 분기순손실도 급증했다.

대한항공은 3분기 3859억원의 순손실로, 전년 동기 순손실(2118억원)보다 82.2% 증가했다. 1∼3분기 대한항공의 순손실은 91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순손실(6269억원)보다 46.1% 늘었다.

앞서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3.5%(1664억원→274억원) 급감해, 같은 기간 순손실도 6195억원으로 1375억원(28.5%)이 늘었다.

대한항공이 상반기 화물운송부문을 강화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려 했으나, 3분기에 코로나19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은 셈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대한항공은 3년 연속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한항공은 2018년 당기순손실 1611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62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올해 순손실은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조 회장의 실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상반기 영업손실(1064억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으며, 반기순손실도 3332억원으로 전년 동기(1521억원)보다 2배 이상 나빠졌다.

한진칼은 지난해 영업손실(38억원)로 전년 흑자(1088억원)에 미치지 못했고, 당기순손실도 2592억원으로 전년(-104억원)보다 손실액이 25배 가량 확대됐다.

이와 관련, 실적 개선 방안을 묻는 본지 질문에 대한항공 이종욱 부장은 “대책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코로나19 종식 외에는 특단의 대책이 없다는 게 미래에셋대우증권 좌경석 본부장의 말이다.

한편, 같은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도 낙관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3분기 실적을 집계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2686억원, 반기순손실 6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3배 2.2배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