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한양도성 땅속 유적 공개...'한양도성 유적전시관'

2020-11-12     최유진 기자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땅속에 묻혀 사라진 줄 알았던 서울 남산 회현자락의 한양도성(사적 제10호) 유적이 100여년 만인 오늘(12일) 일반 시민에 무료 개방된다.

연면적 4만 3000여㎡ 규모로 조성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은 남산 중앙광장 일대 성곽을 보여준다.

전시관은 조선시대 한양도성 축성의 역사부터 일제강점기 훼손의 수난, 해방 이후 도시화, 최근의 발굴 및 정비 과정까지 수백년에 걸친 역사의 층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중앙에는 약 189m에 이르는 조선시대 한양도성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성벽 중간 멸실된 구간 왼쪽엔 일제가 식민통치 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배전 터가 자리잡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치된 방공호, 해방 후 1969년에 생긴 국내 최대 규모의 남산 분수대와 성벽 끝쪽엔 조선시대 축성과 관련된 글을 새긴 돌 ‘각자성석’도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3~2014년 조사를 벌여 한양도성 성벽 유적과 조선신궁 배전 터, 분수대 등을 발굴해 보존해왔다. 전시관은 내년 11월 전시안내센터가 준공되면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양도성은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의 경계를 표시하고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쌓았던 성곽이다.

남산 회현자락에 일본의 식민 통치를 상징하는 조선신궁이 들어서면서 전시관 자리에 있던 한양도성 성벽은 자취를 감췄다. 광복 이후 조선신궁이 없어진 자리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이 들어섰다가 4·19혁명으로 철거됐다. 이후 1968년 남산 식물원과 분수대가 들어섰다가 식물원은 2006년 철거됐으나, 분수대는 시민들이 즐겨 찾던 추억의 장소로 남아있다.

전시관은 600여 년 한양도성의 역사와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은 한양도성뿐만 아니라 서울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라며 “한양도성 유적 발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