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에 대한 신뢰 높아…한국이 코로나 백신 생산기지로 떠올라

2020-11-18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주요 의약품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명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뜻인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 유행 속 고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해낼 수 있는 시설과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 받은 덕분이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올해 들어서만 두 곳의 다국적제약사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했다.

지난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이어 5월에 일라이릴리와의 계약을 성사했고, 최근 초기 물량을 전달했다. 특히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고객사로부터의 기술이전 기간을 대폭 단축해 신속 생산할 수 있었다.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만든 의약품으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연이어 따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타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따냈고, 8월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연이어 맺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향후 상업용 생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1억5000만 도스(dose·1회 접종분)에서 3배 이상인 약 5억 도스까지 확대했다.

GD녹십자 역시 다국적제약사에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합의했다. 아직 어떤 제조사와 계약을 맺을지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CEPI와 합의한 만큼 본계약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CEPI는 이미 GC녹십자에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배신 CMO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GC녹십자를 통해 5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현재로서는 GC녹십자가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완제품 기준 4억 도스다.

이밖에 세계 최초로 승인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역시 국내 바이오 기업 지엘라파(GLRapha)에서 일부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높은 기술력과 대형 설비 등이 해외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생산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방역 수준을 갖춘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