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망상’은 인간만 갖고 있는 끊임없는 생산 활동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고양아람누리에서는 3일부터 13일까지 ‘2020 고양아티스트365 – 이영후 작가 개인전’(고양우수작가공모전)을 개최 중이다.
고양문화재단에서 주최, 후원 중이며, 월요일만 제외,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이영후 작가는 평소에 가만있을 때도 생각나는 모든 것을 드로잉으로 기록한다. 그 기록을 디지털화 해서 컴퓨터로 옮겨 배열을 만들고, 그것을 구조적으로 설계 후 메이저 가공을 통해 나무로 뽑아내어 만든다.
평소에 떠오르는 생각들은 다시 말해 아무렇게나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는데 그래서 그 생각들을 ‘망상의 덩어리’라고 칭했다. 망상은 생산적인 것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곧 도래할 인공지능 시대에 모든 분야에서 기계나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생산적인 시대에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이나 본질 자체는 망상이라는 비생산적인 행동이 아닐까 해서 이 작품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프로펠러다. 프로펠러를 각각 띄어놓은 것은 그것은 각자 도생하는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을 그린 것이다.
프로펠러를 하나씩 담아놓은 작품은 각각을 함(보관함)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작가는 “테블릿으로 드로잉을 하고 그 드로잉을 JPG 파일로만 만들어 놓는 게 아쉬워서 함으로 만들어 놨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쓸데없는 생각이나 돌고 도는 허구지만 ‘망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고, 인공지능 시대에 그것과 대적해 나가야 할 풍부한 경험과 상상력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보면 망상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훌륭한 작품의 탄생을 엿볼 수 있다. 우주와도 같은 인간의 생각이라는 부분은 인공지능의 능력을 넘어설 수 있는 그 무엇, 영혼의 세계라는 관점으로도 볼 수 있겠다. 작품이 돌고 있는 한 무엇인가 새로운 것들이 계속해서 샘솟을 것 같은 희망적인 느낌을 받는다. 작가의 철학을 담은 작품을 관람하는 재미는 바로 이런 것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