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파오차이→김치 번역 오류 국내에도 만연”

"EBS 수능교재도 파오차이를 김치로 오역"…시정 요구

2020-12-10     박찬균 기자

(내외방송=박찬균 기자) 최근 중국 언론이 중국의 전통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泡菜)’를 김치로 주장하며 파오차이가 세계표준이 된 것을 마치 자신들이 만드는 김치(파오차이)가 세계 표준이 된 것처럼 주장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파오차이를 ‘김치’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교재로 쓰이고 있는 교육방송(EBS) 수능 교재마저도 파오차이를 김치로 버젓이 표기해 놔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2021학년도 EBS의 수능 특강 중국어 교재가 ‘'파오차이’를 ‘김치’로 번역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10일 EBS와 교육인적자원부에 시정을 요구했다.

EBS 2021학년도 수능 특강 중국어Ⅰ 본문 35쪽에서 단어 ‘泡’의 활용으로 ‘泡菜’를 제시한 뒤 번역을 ‘김치’로 했고, 140쪽 조리법 관련 어휘와 173쪽 단어 설명에서도 같은 오류가 나온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EBS 수능교재는 중국어를 배우는 고교생들이 보는 만큼 김치 번역 오류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며 “교재가 이미 시판돼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없다면 동영상 강의와 이 교재를 사용하는 전국 교사와 학생들에게 김치 번역이 잘못됐음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크는 EBS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교과과정 내 중국어 교재와 문제집도 파오차이를 김치로 잘못 번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북스 출판사 발행한 ‘중학교 생활중국어 교과서’, ‘고등학교 중국어1 교과서’와 능률출판사의 ‘고등학교 중국어 교과서’ 등이다.

파오차이는 중국의 ‘절임 채소’로, 중국은 우리 한국의 김치를 ‘한궈 파오차이(韓國 泡菜)’라고 부르고 있다.

정부는 2013년 김치의 브랜드화와 중국인의 김치 이해도 제고를 위해 파오차이 혹은 ‘라바이차이(辣白菜)’라 부르던 김치를 ‘신치(辛奇)’로 개명한 바 있다. 이듬해 중국에서 상표권도 등록했지만, 이 이름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