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공식 발표...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

알 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 등 격퇴, 미국의 목적 이뤘다고 생각 국민들 피로감 높아 결정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의 임무는 지속할 것 나토 동맹국도 미군과 함께 철수 결정

2021-04-15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20년 간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5월 1일부터 서서히 미군 철수를 강행해 9.11테러 20주년이 되는 9월 11일 이전에 모두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아프간 주둔을 지휘하고 있는 네 번째 대통령으로 이 임무를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까지 넘겨주고 싶지 않다"며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고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한 목표로 전쟁에 나섰고, 그 목적을 달성했다. 9.11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테러단체 알 카에다가 아프간에서 격퇴됐고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 역시 제거된 사례를 지적했다. 

다만 미군이 철군하는 동안에도 탈레반이 공격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처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프간 정부의 국방과 안보에 대한 지원, 외교적 인도적 차원의 임무는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 파트너, 군사 지도자와 정보 요원, 외교관과 의회, 부통령,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등과 전 세계와도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 10월 아프간 침공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철군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나토 동맹국도 다음 달부터 철군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2500여명이 주둔하고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병력도 약 7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나토 30개 회원국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5월 1일부터 나토의 아프간 지원을 철수하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나토의 아프간 지원 임무를 몇달 내로 완료하겠다, 즉 미군과 함께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언론은 철군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를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의 철수 이유는 20년 넘게 진행된 아프간전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높은 피로감과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지만 미국 양 당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공화당은 미군이 발을 빼면 다시 아프간 내전과 테러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고, 민주당은 100%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은 없다면서 오랜 전쟁을 끝낼 때라고 지지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