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사의...성추행 사망 사건에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작년 취임 후 8개월여만에 사의...역대 최단기 퇴진

2021-06-04     정영훈 기자

(내외방송=정영훈 기자)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4일 사의를 표명했다.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에 이른 공군 부사관 사건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의 일이다. 

이 총장은 4일 오후 국방부 기자단에 "성추행 공군 부사관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심려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면서 "무엇보다도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유족들에게는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본인은 이번 사건에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2021년 6월 4일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픔과 상처가 조속히 치유되길 바란다. 공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공사 34기로 1986년 임명돼 지난해 9월 참모총장에 임명됐다. 

이 총장은 2일 국방부 검찰단이 서둘러 나서면서 장 중사를 구속하자 "왜 이게 이제 와서 되는 것이냐"고 한탄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엄정 수사를 요구한 자신의 지시가 잘 이행되지 않았다는 데 대한 자괴감이었다고 판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3일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사망 사건에 대해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는 등 엄중한 조치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사태를 키운 것이 된 이 총장이 지휘 책임을 다 안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내려졌다. 

서욱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로 예정돼있던 '2021 국제 안보환경 평가와 한국의 선택전략'이라는 국방학술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취소하고 이번 사건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