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이틀째 투쟁...우정사업본부 분류비 지급이 관건
우정사업本 "비용, 인력투쟁 못한다" 고수 노조, 회의 종료시 결과 상관없이 철수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전국에서 올라온 전국택배노조 소속 노동자 4000여명이 지난 15일 부터 이틀째 서울 여의도 공원에 모여 상경 투쟁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예방 방침에 따라 집회 시위를 금지 또는 자중해줄 것을 정부가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군집해 있음으로해서 경찰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17개월 동안 21명이 과로로 숨졌다"며 택배 분류 전담인력의 즉각적인 충원을 요구했다.
택배노동자들이 더욱 화가 났던 것은 택배회사들이 분류전담인력을 투입한다고 약속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영훈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은 "분류작업 자체까지도 저희한테 전가해왔다"며 "절실한 마음에 1박 2일 총력 투쟁을 벌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우체국 택배노동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들도 분류전담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기더해 이들은 현재 과도한 피로도를 불러일으키는 노동현장에 노출돼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오늘 회의의 관건은 우정사업본부의 분류비 투입 여부"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회의는 결렬"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택배 분류비를 수수료에 포함해 지급해왔다며 추가 분류비용, 인력 투입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집배원들의 경우 택배노조들의 배송 거부에 물량전가 직격탄을 맞아 위험천만한 근무를 해나가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우정사업본부는 "당일 배달이 가능한 물량에 한해 배달"한다고 하지만 하루 12시간 넘게 근무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들이 스스로 하루 배달할 물량을 설정하고 나머지 물량 배송을 미루자 이번엔 '성실의무위반'을 들먹이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날 열린 사회적 합의기구 '분류 등 분과'에서는 한진,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민간 택배사들이 분류인력을 연말까지 동원하는 것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 초안에서 빠져있던 '근무시간단축, 물량감소에 따른 택배기사 소득보전'도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