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추행 늑장보고 센터장, 인사평가 고득점

이갑숙 공군성평등센터장, 업무평가 후 계약연장 이 센터장 “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2021-07-09     허수빈 아나운서

(내외방송=허수빈 아나운서)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이갑숙 공군 양성평등센터장이 인사평가에서 고득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입수해 9일 공개한  군무원 인사과 평가서에 따르면 이 센터장은 ‘업무성과 및 목표 달성도’에서 100점 만점에 98.85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평가를 반영해 지난해 9월에는 근로계약이 1년 연장됐다.

양성평등센터장은 임기제 군무원으로 업무성과 심사를 통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2019년 1월 초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2년 계약으로 채용됐고, 지난해 9월 인사위원회 평가를 통해 근무기간이 연장됐다.

이 센터장은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 임용된 센터장이다. 과거에는 대전시 성평등정책보좌관 등으로 활발히 활동한 경력이 있다. 당시 군인 전담으로 이루어지던 센터장을 민간인으로 임용한 것은 성평등 정책을 군의 시각이 아닌 양성평등 관점에서 바라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배경이었다.

그러나 이 센터장은 지난 4월 피해 부사관의 성추행 사실을 고의로 늑장·축소 보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사건 발생 사흘째인 3월 5일 피해 사실을 인지했지만, 한 달이 지난 뒤인 4월 6일에야 국방부에 형식적으로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이 센터장은 “지침을 미숙지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고 답한 바 있다.

야당에서는 기본적인 성폭력 대응 지침조차 숙지하지 못한 이 센터장의 '봐주기식 인사고과‘가 부사관 사건의 비극을 불러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7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군 검찰은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이 센터장을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