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들의 우주여행 '기싸움'...서로 어디까지 날아가나 경쟁

브랜슨, 11일 우주비행기 탑승, 9일 뒤 베이조스 로켓 타고 우주 여행

2021-07-09     서효원 기자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미국과 영국의 억만장자들이 서로 우주여행을 하겠다고 경쟁에 나섰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우주 관광 전쟁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뒤 이어 9일 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을 기념하는 것에 맞춰 우주 관광 체험에 직접 나선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민간인을 태운다. 오는 9일 민간인 4명을 태우고 지구가 공전하는 궤도 비행에 도전할 예정이다. 

8일 AP 연합통신 등에 따르면 브랜슨은 11일 오전 9시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우주 비행기에 탑승한다. 

브랜슨의 우주 탐사 기업인 버진 갤럭틱이 개발한 유인 우주 시스템 '스페이스십투'는 2대의 비행기로 구성됐다.

브랜슨은 '유니티'에 탑승한다. 이는 '이브'라는 것에 실려 발사된다. 

'이브'가 동체 아래에 '유니티'를 매달고 약 16km 상공에 진입하면 '유니티'가 '이브'에서 분리돼 우주로 다시 날아오르는 형태다. 

베이조스는 브랜슨과는 다른 원리인 로켓형 우주선에 탑승한다. 

베이조스는 '뉴 셰퍼드'라고 하는 로켓 형태의 우주선에 탑승하게 되는데, 이는 기업 블루 오리진이 만들었고 유인 모듈을 탑재한 로켓이다. 

발사지점은 20일 텍사스주 서부 사막지대이다. 

브랜슨의 우주 비행 시간은 약 14~17분이다. '유니티'가 모선 '이브'에서 분리돼 활주로에 착륙하는 순간까지이다. 

베이조스는 로켓에서 분리된 유인 캡슐을 타고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할 때까지 약 10분 간의 우주 여행을 하게 된다. 

그는 브랜슨보다 짧게 여행하지만 더 높은 곳에서 비행한다. 

베이조스와 브랜슨은 과연 혼자 우주여행을 선택했을까? 동승자에도 관심이 쏠린다. 

배이조스는 82세 할머니 월리 펑크와 함께 우주로 향한다. 펑크는 공교롭게도 1960년대 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제 우주비행은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베이조스의 남동생 마크와 경매를 통해 우주 관광 티켓을 얻은 신원 미상의 고객 1명도 동참한다. 

이번 우주비행은 우주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종의 판촉 전략이다. 

우주 여행이 안전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이벤트인 셈이다. 

아직 보편화되지 않고, 생소하기만 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호기심은 가득하나 꺼려지기까지 하는 우주 여행에 새로운 관심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브랜슨의 기업인 버진 갤럭틱은 내년부터 완전한 상업 서비스를 박차를 가한다. 티켓 가격을 약 4만 달러(한화 4600만원)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베이조스가 탑승하는 우주선을 만든 블루 오리진은 우주 관광 가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초가는 20만 달러(한화 약 2억 30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연히 우주 관광 최강자에 오르기 위한 경쟁도 시작됐다. 

베이조스가 이달 20일로 비행 날짜 예약을 한 것을 보고 브랜슨은 올해 말 우주여행을 하기로 했던 일정을 바꿔 이달 9일로 앞당겼다. 

그러나 브랜슨의 우주비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에서 이뤄진다며 의미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km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하는데 브랜슨의 우주여행은 여기에는 못 미친다. 

블루 오리진 밥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브랜슨은 카르마 라인 위로 날지 않는다. 우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진 갤럭틱은 미국 NASA와 연방항공국(FAA)이 고도 80km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본다는 점을 들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머스크는 민간인들의 우주 궤도비행을 추진 중인데,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블루 오리진과 버진 갤럭틱의 우주 관광을 저평가했다. 머스크는 "우주에 도달하는 것과 더 먼 궤도까지 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어디까지 날아야 진정 우주 여행을 제대로 하는 것인지, 우주여행 최강자가 되기 위한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간인들의 우주여행이 보편화되는 날도 머지않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