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건희 기증관 부지 결정...미술계 반대 성명

정부, 건립 후보지 서울 용산·송현동으로 압축 미술계 및 유치 나선 지자체 30곳 집단 반발

2021-07-12     허수빈 아나운서

 

(내외방송=허수빈 아나운서) 이건희 기증관 설립 부지가 서울 용산과 종로구 송현동 부지로 압축되자 지자체와 미술계가 반발하고 있다.

12일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건립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화체육부가 지난 7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용지와 송현동 대한항공 용지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반발이다.

이들 모임은 "토론회나 공청회 한 번 없이 불도저식으로 이건희 기증관 설립을 발표했다"며 "유치 경쟁에 참여한 40여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절차상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건축비와 연간운영비, 조직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나 절차적으로 이를 결여한 성급한 결론"이라며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결정에 부지 경쟁에 참여한 지자체 대표도 연이어 비판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서울 유치에 대한 문화부 결정은 서울 중심주의와 수도권 일극주의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안이자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기준과 절차 원칙도 없이 결정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다음 정권으로 미뤄 건립 지역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안에 최종적으로 부지 선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2026년께 기증관이 착공될 것으로 본다"며 "2027년이나 2028년 정도에 기증관이 완공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21일부터 '국가기증 이건희 기증품 특별 공개전'을 동시 개막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진행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1층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 명작’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