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아직..." 도쿄서 이순신 장군 멘트 내건 한국 선수단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 거주동에 걸린 태극기와 이순신 장군 멘트 눈길

2021-07-17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일본 극우 정당인 국민당 관계자들이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 거주동 앞에서 욱일기를 들고 시위를 벌여 화제다.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내건 한국 선수단에 맞서 일어난 행동이고 이를 비난하기 위한 목적이다. 

6명에서 7명의 국민당 관계자들은 현지 시간 16일 낮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앞에서 확성기와 욱일기를 들고 "한국의 어리석은 행동과 반일 공작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 선수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소리쳤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반감으로 시위에 참여한 국민당원 야마모토 카즈유키씨는 "한국 선수단은 일본을 떠나길 바란다"며 "그것이 싫다면 현수막을 즉각 치워라. 그렇지 않으면 일본 국민들이 직접 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국민당은 대대적인 혐한당으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저지른 스즈키 노부유키씨가 이끄는 정당이다. 

스즈키씨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피해 할머니들을 조롱하고 명예훼손을 한 극우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한국 선수들이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선수촌에 걸어놓았다는 일본 매체의 기사를 소개한 뒤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반일 현수막을 걸었다"며 "한국 선수단은 올림픽을 보이콧해라"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떼라고 지시한 현수막엔 이순신 장군의 멘트가 적혀있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거주동에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인용해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실제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서 '상유십이 순신불사'라고 해 '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전투하러 길을 나섰는데,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당 메시지를 본떠 응원 문구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들, 특히 극우 매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15일 "이순신 장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맞선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