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무역의 新 루트 개척...'중국추적시스템'이란?
돈키호테 정의송 대표, '중국추적시스템' 통해 중소기업과 국부창출 도모 '대우건설' 타이틀, 안전적 미래 버리고 '모험적 도전' 선택
(내외방송=최준혁 기자) 최근 미래의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대우건설'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중국추적시스템'이란 새로운 무역패턴으로 한중무역 사업에 뛰어든 인물이 있다.
"못 다 이룬 꿈을 도저히 가슴으로만 간직할 수 없다"며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대우건설을 과감히 버리고 모험적 도전에 나선 정의송 국부창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은 0.1%에 해당하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슴에 뭉쳐있는 '못다 이룬 꿈'을 도저히 가슴으로만 간직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어떤 꿈을 향해 안락한 배부름을 버리고 모험적 도전을 선택했는지, 그가 이끄는 '국부창출이란 회사가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내외방송'이 직접 정의송 대표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내외방송'은 지난 주말인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중국정품면세점’에서 정의송 대표를 만났다.
마침 이날은 '중국제품품질추적시스템'(이하 중국추적시스템)에 최초로 정품 등록된 한국 상품 등록확인서를 업체에 전달하는 행사가 있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생산하는 명품 제품들이 전시돼 있는 면세점에 들어서니 현판에 새겨진 '중국추적(中国追溯)' 로고와 '정품면세점 1호'라는 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날 정 대표는 "지난 2019년 10월 31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019년 12월 1일부터 시행할 '중화인민공화국 식품안전법 시행조례'에 서명했다. 이는 중국추적시스템이 의무화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제품추적위원회’로부터 정품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중국정부의 기관으로부터 가짜가 아닌 정품의 한국상품으로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라며 "짝퉁천국인 중국시장에서 중국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 중국시장 개척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Q. 오늘 업체에 전달한 것은 무엇인가?
- 지난 14일 중국의 '국가위조방지공정기술연구센터 제품추적위원회'로부터 중국추적시스템에 정품 등록된 한국상품의 '중국제품품질추적시스템 등록확인서'를 받았다. 오늘 그것을 해당 업체에 전달하는 행사가 있었다.
'중국추적시스템'에 정품 등록된 한국상품이 탄생한 건 이번이 최초이며, 6년근 발효홍삼(만월당), 신바이오 치약(벤), 줄기세포 프리미엄 화장품(셀루체), 항균 구리마스크(큐프리온), 마사지크림 및 마사지기(닥터바로겔), 편광렌즈 선글라스(썬가드), 구리섬유로 처음제작된 내의, 장갑, 양말 등(기찬테크) 등 7개 업체 23개 제품들을 전달했다.
Q. '국가위조방지공정기술연구센터 제품추적위원회'는 어떤 조직인가? 그리고 '중국추적시스템'이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 달라.
- '국가위조방지공정기술연구센터'는 중국정부 부처의 하나인 '과학기술부' 산하에 소속된 기관이다. 제품추적위원회는 이 센터에서 중국제품의 품질추적과 관련 있는 하나의 위원회다.
'중국제품품질추적시스템 네트워크 플랫폼'의 줄임말로, 시스템과 연결된 인공위성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IT분야의 주요 정책사업 중 하나다.
'국가위조방지공정기술연구센터'와 중국 농업부 산하 '중국농촌협력경제관리협회'가 공동으로 조성한 '제3자 플랫폼'으로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고 권위의 제품품질추적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안에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위성추적 등 중국의 첨단 IT기술이 총망라돼 제품의 품질추적 및 위조방지 기술이 적용돼 있다.
Q. 그렇다면, '중국추적시스템'이 한중무역에 도움이 되는 건가?
- 중국은 지난 2008년 멜라닌 분유파동을 계기로 안전한 먹거리가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2013년부터는 중국 공안국에서 위조품 퇴출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했고, 2015년 국무원이 '주요제품이력추적시스템 건립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면서 ‘중국추적시스템’이 본격화 됐다.
중국은 매년 6월 28일을 ‘추적의 날(追溯日)’로 정해 위조품 및 불량제품의 추방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제품의 품질과 신뢰를 높여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매우 강력하다. 따라서 ‘중국추적시스템’에 한국상품의 등록은 중국시장 진출 시 중국소비자의 신뢰를 얻게 됨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Q. 중국수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이 '중국추적시스템'에 등록될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있는지 설명해 달라.
- 우선 중국의 ‘제품추적위원회’로부터 정품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정부의 기관으로부터 가짜가 아닌 정품의 한국상품으로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짝퉁천국인 중국시장에서 중국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 중국시장 개척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둘째는 중국추적시스템에 등록된 한국상품에 추적마크를 부착하면 중국내 위조품(짝퉁제품) 유통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이 안심하고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셋째는 추적마크 부착 상품은 중국수출시 복잡한 통관절차가 간소화돼 빠른 수출이 가능하다.
넷째는 세계정품면세점 입점판매에 우선적인 기회를 제공하며 관세면제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Q. '중국추적시스템'과 관련해 국부창출이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 국부창출은 지난 3월 8일 중국의 ‘국가위조방지공정기술연구센터 제품추적위원회 한국운영센터’인 ㈜라이트원녹등과 ‘중국제품품질추적시스템 프로젝트 협력협약서’를 체결했다.
이후 5월 1일부터 ‘중국추적시스템’에 1차로 한국상품을 접수받아 등록시키는 업무를 진행해 왔다.
지난 14일 1차로 23개 품목의 한국상품을 등록했다. 2015년 국내에 이 시스템이 도입된 지 6년만의 일이다.
유통과 무역 그리고 각 분야의 제품 제조과정을 이해해야 하는 등 국내에선 최초로 진행하는 일이라 백지에서 출발해 하나하나 매뉴얼을 만들어 나갔다. 그만큼 힘들었다. 이제 첫 작품이 탄생했으니 이를 기반으로 국내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는데 지름길을 안내하는 도우미,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다.
Q. '중국추적시스템'은 한중무역의 새로운 무역패턴으로 보인다. 국부창출이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 '중국추적시스템' 등록이 중국수출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단지 한국상품의 중국수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차원에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그만큼 다양한 혜택들이 있고 중국도 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8월 중국 국무원은 북경시, 호남성, 안휘성 지역의 자유무역실험구역 계획을, 절강성 자유무역실험구역는 규모를 확장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곳에 다 ‘세계정품면세점’이 세워질 것이다.
중국은 향후 인구 500만 명 이상의 대도시에 정품면세점 100곳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정품면세점 입점기업은 임대료, 관세, 창고비용, 중국인 채용 인건비, 위생허가 면제와 더불어 다양한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출대금의 결제문제다. 중국은행에서 발행한 LC도 국내은행에선 신용상의 문제로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국부창출은 지난달 상해지사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지사를 통해 상해시에 있는 정품면세점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정품상품을 중국에 알리는 중국어판 신문 '最好韩国(최호한국)'도 발행해 중국의 VIP고객을 회원으로 확보해 한국정품상품을 직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Q. '중국추적시스템'이 곧 의무화 한다는데 어떤 의미인가?
- 지난 2019년 10월 31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019년 12월 1일부터 시행할 '중화인민공화국 식품안전법 시행조례'에 서명했다. 이미 ‘중국추적시스템’이 의무화되었다는 것이다. 단지 코로나19 사태로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무화엔 중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해외상품들도 적용된다. 앞으로 어떻게 적용시킬지는 지켜볼 일이다.
단지 시행조례에 "식품안전 전 과정의 추적을 기본적인 요구로 명확히 해 식품생산 경영자가 정보화 수단으로 식품안전추적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완 강화하도록 지도한다"고 명시돼 있고, "영유아 배합식품 등 특정 사람들의 식품 및 기타 식품안전 리스크가 비교적 높거나 판매량이 높은 식품의 추적시스템 구축의 관리감독 및 검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국소비자들에게 인기 높은 한국 식품 및 화장품이 우선적으로 의무화가 적용될 수 있다. 물론 중국도 일시에 모든 무역제품에 이 시스템을 적용시킬 수 없기 때문에 5개년 간 단계별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Q. '중국추적시스템'의 의무화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와 국내 기업들의 대책과 준비상황은 어떤가?
- 한마디로 무방비 상태다. 대책 마련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단지 국부창출에서 이번에 ‘중국추적시스템’에 한국상품들을 처음으로 등록시켰다. 이 경험과 노하우가 업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 정부 측의 대응은 잘 모르겠다.
Q. 대우건설에 20년 가까이 근무한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대우건설에서도 대우의 미래를 이끌 차기 리더로 소문이 자자하던데, 건설과는 무관한 무역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뭔가?
- 대우건설에선 보장된 미래가 있었다. 또한 나름대로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어 차기 리더로 기대하는 분들도 있었다. 때문에 사직서를 제출하니 서운해 하고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분들께는 무척 죄송하다. 본인이 대우건설에 입사할 당시엔 김우중 회장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 제목처럼 꿈과 야망이 컸다. 그래서 나의 모든 청춘을 대우건설에서 불살랐고 또 그에 대한 후회는 없다.
주위에선 갑자기 대우건설을 그만둔 걸로 아는데 사실 오랜 기간 창업을 고민하며 준비해 왔고 대우에 근무할 당시인 올 3월에 창업후 대우건설에서 나오자마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회장님과 임원진 모두가 국부창출을 앞으로 대우건설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 아직은 본인이 젊다고 생각하기에 보장된 미래의 안락함보다는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모험과 도전을 택한 정 대표가 회사명을 '국부창출'로 정한 것은 말 그대로 국부를 창출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