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이들에게 선물·휴식 같은 공간 '국립경찰박물관'을 가다
적당한 규모에 지루하지 않은 역사 이야기, 체험존까지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경찰에 대한 역사부터 모든 것이 있는 곳, 직무별로 나눠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 경찰관을 만나볼 수 있는 '국립경찰박물관'이 있어 화제다. 지난 4월 8일 경찰박물관은 재개관 기념식을 갖고 문을 다시 활짝 열었다.
내외방송에서는 재개관 후 더욱 볼거리, 체험거리들로 가득찬 종로에 있는 경찰박물관에 대한 소식을 듣고 11일 방문했다.
박물관 4층은 주로 경찰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와 제복의 변천사를 알 수 있었다.
조선시대 포도청과 관련한 도구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경찰로서 그 꼴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그 모습을 갖출만하니 일제에게 경찰권을 강탈 당한 역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임시정부 수립 후 최초의 경찰 기관인 경무국이 창설됐고 광복 후 미군정 아래에서 국립경찰 창설 등 조국 광복에서 6.25 전쟁에 이르기까지 조국을 수호하는데 애쓴 경찰들의 실제를 엿볼 수 있었다.
1991년 경찰법이 제정되고 직제, 인사, 예산 등 조직 운영에 필수적인 부분을 주체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경찰위원회제도를 도입함으로 민주적 통제 시스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고 이제는 '치안한류'의 붐을 일으키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경찰의 모든 역사와 관련 물품들이 차례로 전시돼 있었다.
올림픽 마크가 새겨진 차량통행증과 매년 경찰의 날에 일선 경찰관들에게 선물로 증정됐던 대통령 명의의 기념담배도 인상적이었다.
참경찰 인물열전에서는 6.25 전쟁이 한창일 당시 화엄사를 비롯 천은사, 쌍계사 등 많은 사찰이 상부의 명령으로 불에 탈 위험에 처해있을 때 이를 구해낸 차일혁 경무관 등의 훈장, 당시 신문 스크랩 등이 전시돼 있다.
3층은 주로 체험 위주로 꾸며져 있다. 엄마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체험존은 어른과 함께 하면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다. 과학수사요원이 돼서 범인찾기를 하는 섹션이 있는데 이는 추리력을 요하는 체험이라 초등학생 정도는 돼야 추리가 가능하다.
교통안전 OX퀴즈, 경찰옷 입고 경찰차 타보기 등의 체험이 가능했고, 지역경찰, 수사경찰, 사이버경찰, 경비경찰, 관광경찰, 교통경찰, 경찰특공대 등으로 경찰이 구분돼 있다는 사실, 이들이 하는 일과 체험현장, 제복 등도 꼼꼼이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가장 많이 눈에 익는 교통경찰은 교통단속 및 교통정리, 교통사고 처리 및 수사 등의 사법 경찰로의 임무도 수행한다는 점 등 겉으로만 눈에 익어 어떤 직무를 맡는지까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준다.
사이버범죄를 수사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하는 일을 하는 사이버경찰, 사건 현장에 출동해 증거를 수집, 채취하고 전문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수집된 증거들을 분석, 감정해 수사에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과학수사경찰 등도 흥미를 유발하기에 딱 좋았다. 거짓말 탐지기, 지문검사, 현장감식 등을 체험할 수 있어 경찰이 하는 일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고 경찰관이 된 기분을 낼 수 있다.
경찰박물관은 경찰의 역사와 현재를 알게 해주는데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제복에 관심 많은 아이들에게는 더욱 흥미유발을 하면서 경찰의 꿈을 실어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현재의 경찰이 경찰 제복을 입기까지, 경찰의 종류가 이렇게 많았구나까지 모두 알려주는 경찰박물관은 더운 여름, 특히 아이들에게는 선물 같은 전시회다.
단, 체험을 대충 지나치지 말고 꼼꼼이 해봐야 박물관의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이 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