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립항공박물관을 가다...無에서 有를 창조한 기적
비행기의 역사부터 항공산업 발전까지 한 눈에... "우리도 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대한민국의 항공 발전"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비행기라는 것이 없을 때부터 인간에게는 하늘을 날고 싶은 환상과 욕구가 있었다.
열기구부터 시작해 하늘을 날 준비를 시작했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많은 역사가 펼쳐진다.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비행기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보면 좋을 '국립항공박물관'이 2020년 7월 5일 개관해 1월 1일, 설과 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만 빼고 매일 같이 문을 활짝 열어둬 원하면 언제든 만나볼 수 있다.
13일, 더위의 끝자락에 내외방송에서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국립항공박물관을 찾았다.
1층 항공 역사관에서는 1930년부터 2010년대까지 항공 관련 역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돼 있었고,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제일 먼저 눈길을 끌었다.
별 것 아닌 듯 허술해보여도 지금의 항공 문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이와 같은 비행기의 발명이 있었기에 모든 게 가능했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비행기의 엔진을 실제로 보는 순간 너무 놀라운 발견이었다. 너무 놀라고는 "비행기가 크니까 엔진도 이렇게 크겠지?" 미소를 짓게 됐다.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게 된 인간은 비행기를 전투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착용했던 승무원과 조종사의 헬멧과 고글 등도 전시돼 있었다.
우리나라의 항공 역사도 길게 전시돼 있었는데, 규모도 크고 가장 볼거리가 많았던 공간이다. 특히 항공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들이 인상 깊었고, 대한민국의 항공 역사는 독립운동과 역시 배경을 같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항공 학교를 세웠고 비행기 조종법을 배우면서 차츰 우리나라의 항공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을 엿볼 수 있었다.
역사를 짚어보면 1930대 처음으로 여의도에 비행장을 개장했고, 여의도에 조선비행학교를 개교했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 하에 김포비행장 건설 공사를 준공했고, 조선항공협회를 창설했다.
대한민국 공군이 창군됐고, 신용욱이 '대한국제항공사'를 허가받음으로 해방 후 민간 항공사 운영이 시작됐다.
50년대에 김포공항이 대통령령에 의거해 정식 국제공항으로 지정됐다. 1960년대가 돼서야 김포국제공항 종합청사가 준공되고 대한항공공사 운영 시작, 한진에서 대한한공공사 인수, 대한항공공사 명칭이 대한항공으로 변경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해방 직후 어수선한 정국에서도 민간항공사업을 바로 시작할 수 있던 이유는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총독부 통제 아래서 한국인들이 운영했던 다수 민간항공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아시아나 항공 국내선 취항 개시, 국제공항관리공단이 설립됐고 2000년대 들어 드디어 인천국제공항이 역사적으로 개항됐다.
인천국제공항 취항 항공사 비행기들이 작은 모형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이것도 눈길을 끌었다. 항공 승무원 유니폼의 변천사도 볼 수 있고, 국제 에어쇼에서 수상했다는 'T-50B 블랙이글'도 볼 수 있었다.
승무원 유니폼은 근대로 올수록 타이트해진다는 특이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2층에는 항공산업이 얼마만큼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전시공간이다.
인천공항 미니어처도 만들어놓고 공항의 풍경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다. 공항체험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실제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하고 목적지에 내려 짐을 찾는 과정까지 속속들이 재현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된 지금 시점에서 '언제 비행기를 타봤던가'를 회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마음을 뒤로 하고 하나 하나 과정을 체험해봤다.
360도 회전하는 블랙이글 탑승체험도 할 수 있고, 승무원들이 실제 안전훈련하는 과정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3층에는 항공기술 발전과 미래생활이라는 전시관이 있었는데 드론이 종류별로 전시돼있어 역시 미래 항공 산업을 보여주는 전시실 느낌이 나는 것 같았다.
작은 드론부터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까지 이젠 자동차가 아닌 드론을 타고 이동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설레임으로 가득찼다.
마음 만큼은 날고 싶어서 폴짝폴짝 뛰어도 보고 연도 만들어 날려도 보고 열기구도 만들어 날려보고 하다가 라이트형제에 의해 비행기가 탄생했고 그 비행기로 독립운동에, 전투에 사용도 해보기 시작, 그 작은 시도들이 긍정적인 미래 시대, 드론의 시대까지 넘보는 큰 역사의 현장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교통수단의 문화를 놀랍게 바꿀지도 모르는 비행의 세계. 작은 시도가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을 만들어낸, 무에서 유를 창조한 믿기 힘든 역사와 현장을 보고 싶다면 국립항공박물관을 적극 추천한다.
이진형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날 내외방송과의 만남에서 박물관을 소개하며 "국립항공박물관은 국토교통부에서 만들었다. 비행기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립됐고, 국내에 항공박물관과 비슷한 박물관들이 있더라도 항공과 우주가 혼합된 형태다. 그런데 국토부에서 항공을 특화한 박물관을 개시한 것이다"며 "우리나라의 항공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독립운동에 항공이 쓰였다는 것, 한국 항공의 산업, 역사 등을 다루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보면 체험은 약간만 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전시와 체험이 반반으로 구성돼 있어 전시를 둘러본 후에 여러 체험을 통해 항공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게 한 것이 큰 특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