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무명용사 3명, 전우들과 70년 만에 조우

부산 유엔기념공원서 안장식 열려···

2021-11-12     김지수 기자
영국군

(내외방송=김지수 기자) 국가보훈처는 12일 "전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UNMCK) 영국군 묘역에서 6·25전쟁에 참전한 영국군 무명용사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70년 전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유 진영을 위해 싸우다가 숨진 무명의 영국군 3명이 전우들 곁에 돌아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이 찾아낸 유해 3구는 지난 2016~2017년 경기 파주 마지리와 마산리 인근에서 각각 발굴됐다. 

한미 공동 감식 결과 유해의 주인공들은 영국군 제29여단 글로스터대대 소속으로 1951년 4월 벌어진 설마리 전투와 파평산 전투에서 혈전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유해가 발굴돼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훈처는 영국군 무명용사 안장과 관련해 "비록 신원이 아닌 국적만 확인돼 무명용사로 안장되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엔 참전 용사 유해가 국내에서 발굴된 뒤 안장되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대한민국 유엔 가입 30주년과 유엔기념공원 조성 70주년"이라며 "무명용사 안장식과 유엔 참전 용사 추모식이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서 유엔 참전 용사의 헌신을 기억하고 국제 평화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참혹했던 투쟁이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할 시간을 벌어준 전쟁이었다"며 "오늘 그때와 마찬가지로 영국은 한반도의 평화 번영과 안정을 위해 대한민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해 발굴 감식단 관계자는 "세 분의 신원까지 확인하지 못해 아쉽지만, 뒤늦게나마 국적을 확인하고 전우 곁에 안장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유엔기념공원에는 이 세 명을 포함해 유엔 참전 용사 총 2314명이 잠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