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갈등 우리나라 기업으로 불똥

중국 공장에 하이닉스 장비 반입 제동

2021-11-19     최준혁 기자
.

(내외방송=최준혁 기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우리 반도체 기업으로 불똥이 튀었다. 중국으로 반도체 장비가 들어가는 걸 미국이 막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왜 중국으로 반도체 장비가 못 들어가게 막고 있는 것일까. 바로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첨단 반도체 장비가 악용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SK하이닉스 중국 장쑤성 우시 공장에 반입하려던 네덜란드 ASML의 EUV 노광장비가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라고 19일 밝혔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장비인 이것은 반입이 늦어지면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총 4조 7500억원을 들여 스무대의 EUV 장비를 들여오기로 한 상황인데, 미국의 반대로 반입이 안 되면 우시공장의 시설 업그레이드도 늦어지는 데다 결국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단 SK하이닉스 측은 EUV 장비 도입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도록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중국에 공장이 있지만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중국 공장은 D램이 아니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SK하이닉스와는 달리 EUV 장비가 필요로 하는 공정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큰 걱정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EUV 장비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장비로까지 확대된다면 불똥이 삼성전자로 튈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여전하다. 만약 미국의 이런 조치로 세계 D램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기업들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글로벌 반도체 부족사태도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가뜩이나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시설 업그레이드 지연에 따른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