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몽촌토성서 고구려 목간 첫 출토...'가장 오래된 목간' 추정

한성백제박물관 "551년 이전 제작...글자 10~13자 판독 어려워"

2022-01-18     장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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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방송=장진숙 기자) 백제 한성도읍기(서기전 18~475년) 유적인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에서 고구려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이 처음 발견돼 화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몽촌토성 북문 터 발굴조사를 통해 물을 저장하는 공간인 집수지 안에서 먹물로 쓴 글자가 있는 고구려 목간 한점을 발견해냈다고 18일 밝혔다. 

이 목간은 지난해 4월 출토됐고, 길이 15.6㎝, 너비 2.5∼2.7㎝, 최대 두께 0.4㎝다. 

글자는 한쪽 면에서 10~13자 정도 확인됐다. 큰 글자 6~8자를 한 줄로 적고, 오른쪽 하단에는 작은 글자 4~5자가 적혀있다. 

조사단은 목간 연구자들을 초청해 두 차례 회의와 적외선 촬영까지 했지만 글자를 정확히 판독해내진 못했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집수지가 고구려 유적이고, 주변에서 고구려 토기가 나왔다는 점을 착안해 목간이 고구려 유물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집수지를 축조하는 데 사용된 목재와 내부에서 수습한 목재는 방사성탄소연대 측정과 위글매칭법 등 연대 분석 결과 469~541년 유물로 파악됐다. 

박물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고구려 세력이 몽촌토성을 운영하고 다스렸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성과를 얻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백제는 고구려 침략으로 475년에 수도를 오늘날 공주인 웅진으로 옮겼고, 고구려는 백제 성왕이 551년 한강 유역을 되찾기 전까지 몽촌토성을 점유했다"면서 "목간이 551년 이전 작이라면 삼국시대를 통틀어 국내 최고 목간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또 "집수지 유적 발굴조사가 아직 40% 밖에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추가로 목간을 발견할 수도 있는 상태다"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나온 삼국시대 목간은 대부분 6~7세기 신라와 백제 유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