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서울을 밑그림 그려준 강병기 교수의 전 생애를 엿보다

2022-02-19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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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어느 도시학자가 꿈 꾼 서울' 전시회가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오는 3월 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서울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흥미롭게 개최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서울을 모두의 서울, 살기 좋은 서울, 시민을 위한 서울을 만들까를 고심했던 주인공은 바로 우리나라 1세대 도시설계가, 도시 디자인의 선구자 강병기 교수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16일 이 전시회를 찾아 서울을 사랑하고 시민들에게 시민들을 위한 도시를 선물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강 교수의 밟아온 역사들을 답습해봤다. 

강 교수는 일본에서 건축 공부를 하고 교육받으며 성장했으나 평생에 걸쳐 건축가로의 삶을 내려놓지 않고 살기 좋은 도시를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도시 계획에 참여했다. 

강 교수는 일본에서 도쿄대학교에 진학해 일본 모더니즘 건축에 대해 공부했고 한국에 와서는 1970년대 박사 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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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의 스케치북이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정말 실감나게 잘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열과 성을 쏟았을지 그의 예술혼마저 쏟아붓고 꼼꼼함과 세심함을 잊지 않았다. 

1973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고, 1970년 한양대학교에 교수로 재직을 시작하면서 도시설계론 강좌를 최초로 개설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건축사의 역사적 사건 중 하나인 1959년 남산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팀에 합류하면서 건축가로서 더욱 성장했다. 

그의 옛날 모습 사진들을 보면서 너무 놀라웠던 점은 전혀 촌스럽지 않고 현대의 젊은이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세련되고 자신에 대한 관리까지 철저했던 그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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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시계획과 설계에 관련한 여러 오래된 자료를 볼 수 있었는데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자동차들로만 즐비한 시청광장을 시민의 공간으로 되찾아주자는 의미에서 시청광장 조성을 계획하게 됐고, 지금 우리가 시청광장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더욱 그에 대한 존경심과 노력에 진심을 담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대중교통 중심의 역세권 고밀도 도시개발 개념을 제일 먼저 제안한 사람이 강 교수였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었다. 

강 교수의 서울 발전 노력이 헛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대단한 업적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거대한 역사 창궐에는 숨은 공신들이 꼭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다시 보기를 도전해보고 싶은 그런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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