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의 선택지는?

20% 이상의 기준금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 장기화 시 경기 침체 불가피

2022-03-02     권혜영 기자

 

(내외방송=권혜영 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긴급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1050bp 인상했다. 서방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제재로 뱅크런 현상이 발생했고 통화가치가 달러당 100루블을 넘어서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뱅크런 현상이란 대량 예금 인출 사태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대가로 서방의 '제재 폭탄'을 맞은 러시아에서는 루블화 대신 달러를 구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SWIFT 제재로 중앙은행이 보유한 대외자산 중 가용한 자산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급락하는 루블화 가치 방어를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유일한 선택지다. 중앙은행은 과감한 금리 인상을 통해 환율 방어 의지를 시사하고 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기관 예금금리도 상승하면서 월요일 아침부터 이어진 뱅크런 행렬은 소폭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루블화 예금금리 인상 만으로는 외화예금 인출 러시를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NH투자증권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약 6.8조 루블(1천억 달러) 규모의 외화예금 인출이 지속될 경우 외화보유액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 이상의 기준금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경기 침체 및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